현대도시에서 도시가로는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주된 기능이었으나, 보행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소통과 휴식의 ‘머무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시대를 맞이하여 미기후 조절 및 우수관리를 위한 ‘친환경’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관점에서 그린스트리트라는 새로운 가로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그린스트리트는 도시가로에서 도시유출수 저감, 미기후 조절, 쾌적성 및 경관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도시가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지구상의 대도시들은 불투수 면적 증가로 인한 도시홍수, 복사열로 인한 도시열섬 현상 등으로 도시환경은 악화일로에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도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하여 그린스트리트 조성을 통한 가로구조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린스트리트는 미국 환경국에서 그린인프라의 11가지 요소 중 하나로 지정한 공공도로 및 보행로에 위치하는 빗물처리기능을 가진 녹지대이다. 그린스트리트는 도시내 자투리공간을 활용하여 빗물이 하수 및 빗물처리시설에 들어가기 직전 그린스트리트 시설물로 유도하여 토양과 식물을 통해 필터링을 거친 후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하거나 배수시설로 천천히 배수되도록 하여 도시의 배수와 빗물 오염물 처리시설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린스트리트는 공공도로 및 보행로에 설치되므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어, 잘 만들어진 시스템은 녹시율을 높이고 안전한 보행로를 제공하는 등의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린스트리트에는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이 적용되어 다양한 혜택을 주변과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플랜터에 앉음벽을 도입하거나 가로등이나 횡단보도를 같이 설치하여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할 수 있고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예술작품이나 구조물을 포함할 수 있고 상업시설과 연계하여 야외공간을 더 쾌적하게 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디자인 요소가 포함된 그린스트리트 프로젝트들은 그린스트리트가 단순히 빗물유출수를 처리하는 도구가 아닌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생활환경을 고려하는 복합적인 친환경 도시개발 및 보존계획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그린스트리트는 단일한 목적(유출수처리)을 추구하는 엔지니어링적 접근이 아닌 유출수를 처리하는 과정을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하여 복합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효율적인 도시개발계획이다.
그린스트리트는 넓은 공간이 아닌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설치하거나 가로수와 같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으므로 교외주거지역이나 밀도가 높은 도심의 공간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가로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그린스트리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청주시에서는 전국 최초로 그린스트리트를 조성했는데 이는 도로교통안전에 대한 자성으로, 불편한 보행자 횡단시설과 보행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차량시속을 줄이기 위한 S라인 도로를 설치했으며, 도로양옆으로 공원과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다. 이 공원에는 조경수 식재와 파고라, 벤치도 설치되었으며 주말에는 자동차없는 도로로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